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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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관리의 기본이 우리말로 번역 출간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2년여에 걸쳐 16명의 의료인이 공동 번역한 이 책의 원서는 2007년도에 영문으로 처음 출판된 「Basics of Blood Management」입니다. 이 책에는 지난 50년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온 혈액보존 경험과 기술들이 모두 서술되어 있으며 이러한 유용한 지식들은 혈액 및 그 성분을 취급하는 보건의료인들에게 혈액관리와 관련해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점들을 상기시키고 가르쳐줍니다. 또한 혈액의 안전한 수급에 관심이 많은 관계기관 담당자들도 이 한국어판 발간으로 많은 도움을 받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수혈대체연구회 모임에서 이 책에 대한 번역 논의가 있었던 것이 바로 엊그제 일 같은데,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들을 위하여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일부 의료인들이 시작한 수혈대체 치료는, 수혈로 전파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우려와 때로는 혈액이 부족하여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대두됨에 따라, 이제는 적절한 혈액관리 및 사용이라는 매우 커다란 화두를 의료계에 제시하였습니다. 이런 일을 우리보다 먼저 겪은 구미 여러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도 이제 이런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본격적인 행보를 수년 전부터 내딛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다학제간 전문적 치료를 행하는 병원들의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병원들 사이에도 전문적 정보와 경험들을 교류하는 일들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수혈 치료에서의 적정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의료계의 큰 주제로서, 아직도 수혈 치료는 개개 의료인의 경험에 기초한 자의적 요소가 많이 반영되는 분야입니다. 대부분의 의료인들은 수혈에 대하여 별로 문제점을 느끼지 않으며,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치료의 한 단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러 실험과 관찰을 통해 발견된 자료들로부터 유도된 사실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수혈 치료에 대한 지식의 오류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현재 행하여지는 수혈 치료와 성분혈액의 추출, 분획 및 보관의 여러 단계에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사고의 변화에 따른 행동의 변화는 그것이 지금까지 당연하게 느껴온 기존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방법과 다를 때 다수로부터 필연적인 비난과 저항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발전이란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는 다수로부터가 아니라 새롭게 조명되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냉철하게 적용하는 소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역사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과학의 발전 역시 새로운 발견뿐만이 아니라 기존 개념을 타파하는 새로운 사고의 적용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되는 많은 예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비단 학문의 영역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도 그에 걸맞는 변화가 점차 일어나고 있으며, 의료도 결코 예외가 아닙니다. 소수와 약자에 대한 필수적인 배려, 환자 개개인의 안전에 대한 깊은 관심, 끊임없는 의료기술의 발전에 동참하고 과감히 이를 적용해가는 보건의료인들로부터 이와 같은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 번역서가 혈액의 보존과 관리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행동으로써 바람직한 변화를 이루어내기를 원하는 선구적인 보건의료인들에게 좋은 벗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발간 목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11월
대한수혈대체연구회장
염 욱 (순천향의대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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