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인간의 위장관을 내시경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은 1800년대에 만들어졌던 금속제 막대기 모양의 내시경에서 착안하여 최초의 연성내시경(Fiberscope)이 완성됨으로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발명이 가능하게 된 계기는 화상을 전달할 수 있는 유리섬유를 한데 묶어 유연하고도 강한 광수신 관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후 내시경 제작기술은 광학적 기술 기반의 발전에 힘입어 1980년대 후반에 비디오 내시경이 출현하면서 모니터로 검진 화면을 보면서 관찰자 간 공유가 가능해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내시경에 HDTV 고화질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적용되어 더욱 정밀한 진단이 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백색광 대신 특정 파장의 광원을 보내 점막의 미세구조를 자세히 보여주는 협대역 화상강화기술(NBI, narrow band imaging)이 적용되어 병변에 대한 질적 진단이 향상되고 보편화되었습니다.
소화기 영역에서 내시경의 역할은 이제 진단을 넘어 활발한 치료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내시경을 통한 소화관 암의 절제술이 개발되고 발전함에 따라 조기위암이나 대장암을 수술하지 않고 박리 절제하여 완전 치유와 장기 보존 면에서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시경은 검사와 동시에 치료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따라서 내시경 치료의 대상이 되는 병변의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해졌으며 내시경 절제 적응증이 되는지를 세분화하여 판단할 수 있는 광학적 기법이 활발히 연구되었습니다.
내시경을 통한 진단과 치료의 발전은 조기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그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고 소화관 암의 사망률을 꾸준히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런 고무적인 현상은 근본적으로 내시경의 영상을 통해 병변을 보다 정확히 발견하고 관찰할 수 있는 광학적 기법의 개발과 올바른 임상 적용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산업광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영상증강기법이 적용된 내시경이 개발되고 있고 임상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확대내시경 분야에서도 기존의 방법이 더욱 확대되고 개선되어 소화관 암의 질적 진단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내시경 영상의 발전으로 광학적 진단이라는 용어가 보편화 되었습니다. 여타 의학 분야에 비교하여 소화기 내시경 영역은 병변의 정확한 영상 구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이는 대로 진단한다”는 개념이 과학적으로 가장 극명하게 요구되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내시경으로 병변을 관찰할 때, 전암 병변이나 미세암을 손쉽게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관찰만으로 병리를 예측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검사나 추적 관찰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불편을 줄이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영상증강내시경은 이러한 미세한 병변의 관찰과 정확한 진단을 향한 염원으로 개발되었고 색소내시경의 단점을 보완하여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전자색소내시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사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영상증강내시경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되는 자료와 문헌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산하 내시경영상연구회에서는 그간의 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국내 내시경 전문가에 의해 집필된 『소화관 영상증강내시경: 영상증강내시경의 올바른 이해와 임상 적용』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영상증강내시경의 원리에서부터 각 장기별, 질환별 특성을 요약하여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최신 연구 결과와 증례를 분석하여 특징적인 사진만을 엄선하여 이해를 돕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 출간서가 내시경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부터 내시경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최신 내시경의 발전 동향을 살피고,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을 출간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훌륭한 원고와 사진을 제공해주신 집필진과 내시경영상연구회위원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021년 3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 조주영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회장 김형길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영상연구회 위원장 이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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