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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에 ‘겸손하기로 소문난 동양 최고의 의사 – 편작(扁鵲)’ 이라는 제목하에 다음과 같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편작은 삼형제의 막내였는데, 위나라 왕이 편작에게 물었다.
“누가 가장 실력이 좋은가?”
편작은 맏형의 의술이 가장 뛰어나고, 둘째 형님이 다음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왕은 그렇다면 가장 실력이 없는 편작이 명의로 소문난 이유를 물었다.
“맏형은 너무 실력이 뛰어나 얼굴만 보아도 무슨 병을 앓게 될지 안답니다. 병이 생기기도 전에 미리 치료해주지요. 사람들은 형이 낫게 해 준 줄 모릅니다. 둘째 형은 별로 아프지 않을 때 치료해 줍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은 둘째 형이 큰 병을 치료해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나라 왕은 더욱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장 실력이 없는 편작이 유명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저는 심하게 아파야 비로소 알아봅니다. 심한 병이라 맥을 짚어야 했고, 약을 처방하고, 또 도려내는 수술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나를 큰 병을 치료해 주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삼형제 중 가장 실력이 모자라는 제가 명의로 소문난 이유입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전공의, 전임의, 대학병원 교수를 하면서 ‘과연 나는 어떤 의사로 진료를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느 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환자를 진료하고, 상담해 주는 내과의사는 소문난 명의(?)보다 더 뛰어난 의사라는 것을 깨달은 적이 있다.
과거에는 소수의 전문가나 대형의료기관에서 제한적으로 수행되어 오던 초음파가, 요즘에는 초음파 기법의 발전과 기기의 첨단화와 소형화가 이루어지면서 보다 많은 의료진이 보편적인 검사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경동맥 초음파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동맥 혈관을 검사할 수 있다. 혈관벽의 두께나 죽상경화반(plaque) 등의 관찰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에 동맥경화가 있는 경우 심장과 신장, 기타 혈관들에도 동맥경화증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보는 창문이 경동맥 초음파 검사라고 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의 위험이 없고,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동맥경화증을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자, 70세 이상의 고령인 경우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필수 검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동맥 초음파에 관한 서적들은 드문 실정입니다.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여 경동맥 초음파를 처음 입문하고 검사에 필수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을 볼 수 있게 수고해 주신 김원 교수, 손일석 교수를 비롯한 모든 저자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경동맥 초음파에 관심을 갖고, 직접 초음파를 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년 4월
경희의대 순환기내과학교실 주임교수
김 우 식
책을 만들며
최근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의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한편 고령화 추세로 인해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경동맥 특히 분지부는 동맥경화가 발생하기 쉬운 부위이며, 뇌졸중 발생의 주요 원인이며, 나아가 관상동맥 및 하지혈관의 동맥경화증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동맥경화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동맥을 초음파로 검사할 때의 장점은 비침습적이며, 조영제 등 부작용 염려 없이 실시간으로 반복이 가능하며, 경화판(plaque)의 성상 분석을 통해 치료적 지침의 제공이 가능합니다. 2019년 유럽심장학회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위험도가 높지 않은 환자군에서 위험도 평가 및 지질강하요법의 결정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앞으로 임상에서 점점 사용이 늘어날 것이지만, 경동맥 초음파검사를 정확하게 활용하기 위한 안내책자는 대부분 출판된지 오래되어 내용이 현재와 맞지 않고, 2차원적 도면으로만 한정되어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경동맥 초음파 검사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인 김범준, 손일석, 안효석, 정혜문, 황희정 교수 등과 함께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경동맥 초음파』를 간행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들은 임상현장에서 실제 검사를 시행하며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심자뿐만 아니라, 중급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알기 쉬운 생생한 교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본서의 특징은 먼저, 현장에 적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초음파의 원리’는 과감히 삭제하고, ‘장치 다루는 법, 기본 뷰(View)의 획득 및 판독’ 등에 실전적인 부분을 생생한 영상(Live Demo)을 대폭 첨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죽상경화판에 대한 분석’을 위해 많은 그림과 동영상으로 친절하게 판독 요령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환자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많은 ‘임상 증례’를 단독 챕터로 풍부하게 포함하였습니다. 나아가 판독된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결과보고서’를 제시하였습니다. 각각의 항목에서 기억해 두면 편리한 점은 「키 포인트」로 제시하였습니다. 경동맥 초음파를 시작하려고 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에게 바로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중급자에게는 깊이를 더 할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본서가 널리 활용되어 의학 발전에 조그마한 초석이 되길 바랍니다.
2021년 4월
김원, 김범준, 손일석, 안효석, 정혜문, 황희정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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