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하여 서울대학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교수진과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알기 쉬운 뇌성마비’.
뇌성마비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제대로 된 한글 설명서 하나 없는 상황에서 뜻이 있는 분들이 모여 심혈을 기울여 집필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뇌성마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전달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보탬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편집후기
“집이 4층이고 엘리베이터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열혈 초짜 의사일 때, 뇌성마비 수술을 하고 양쪽다리에 석고붕대를 해서 꼼짝 못하는 환아의 부모님이 제게 물어 봤던 내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비싼 의료비로 인해 조기퇴원이 당연시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의학계나 대형병원에서도 ‘세계화’라는 명목 하에 이런 기조를 받아 들여 환자들에게 조기 퇴원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당장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의학 정보는 서구, 특히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을 생각해 봅시다. 국민소득 5만 불에 땅이 넓고, 대부분의 국민이 단층 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큰 차와 넓은 주차공간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미국 정책을 과연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그 후로 과연 제가 뇌성마비 환아나 부모님께 정말로 필요한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의학계는 단시간 내에 상당히 큰 발전을 하였고, 뇌성마비 역시 진료와 치료에서 세계적으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영어로 논문과 책을 쓰는 것을 장려하고 있으며 그것을 중요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게 학계의 현실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환자를 돌보는 의사나 의료종사자, 학자가 국제학술잡지, 즉 미국의 잡지에 영문으로 글을 기고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영문이 아닌 한글로 쓴, 환자·보호자를 위한 설명서 하나 제대로 만드는 일에 얼마나 힘을 써왔는가 생각해보면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곤 했습니다.
이에 뜻이 있는 분들이 모여 뇌성마비 환아와 부모님을 위한 한글 설명서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어쩌면 저희가 뇌성마비에 대한 한글 설명서를 만드는데 든 노력은 크게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희는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의 환자를 보는,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저희는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뇌성마비는 만성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한 번의 시술, 한 번의 수술로 해결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유명하다는 외국 병원에 가서 한 번 수술 받고 오면 해결되는 질환이 절대 아닌 것입니다.
뇌성마비 환자의 치료는 사회가 뇌성마비 환자를 얼마나 포용하는지, 뇌성마비 환자에게 얼마나 많은 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지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각 나라별로 사회적 관심과 자원, 지원이 다르고, 그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거의 일 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노력하여 이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특히,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아주신 최영 선생님, 윤문 작업을 꼼꼼히 해주신 김훈겸 선생님, 저자이면서 간사로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해주신 이계왕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책을 완성하고 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미진한 점이 조금씩 눈에 띄어서 송구스럽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뇌성마비 환아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뇌성마비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6년 1월 갑자기 추워진 아침에
박문석
1부 뇌성마비 서론
1장 뇌성마비의 정의
2장 뇌성마비의 원인
3장 뇌성마비의 증상
4장 뇌성마비의 분류
5장 병적보행
6장 Q & A
2부 동반 질환
7장 다른 아이보다 뼈가 약한 것 같아요
8장 뇌성마비와 눈
9장 잘 삼키질 못해요
10장 언어와 인지 장애
11장 뇌성마비와 경련(뇌전증)
12장 Q & A
3부 관리
13장 움직임과 발달에 대한 이해
14장 아이다루기
15장 이동시키기
16장 목욕 및 개인 위생
17장 영양관리
18장 배변 훈련
19장 Q & A
4부 동방 질환
20장 대근육 발달을 돕는 재활치료
21장 손기능 발달을 돕는 작업치료
22장 경직 : 구축과 변형
23장 재활에 필요한 도구 및 기구들
24장 Q & A
5부 수술
25장 뇌성마비의 수술적 치료, 일단계 다수순 수술
26장 고관절 탈구(전위)
27장 경직 완화를 위한 신경 수술
28장 수술 직후 관리
29장 수술 받은 부위의 재활
30장 수술 후 후유증
31장 Q & A
6부 복지
32장 어떤 기관을 이용할 수 있나요?
33장 복지제도를 알고 싶어요
34장 Q & A
7부 심리적지지
35장 이제는 제가 지치고 힘들어요
36장 환아 교육 및 심리적지지 Q & A
8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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