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가 《본초문답》을 번역하게 된 것은 이 책의 특징인 동식물의 형태와 생태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그림(圖)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기에, 《본초문답》을 가장 그림(圖)에 가깝게 번역하면서 300여 컷의 사진과 일러스트를 배치하였다.
저자소개
저자 : 당종해
저자 당종해(唐宗海, 1846∼1897) 선생은 자(字)가 용천(容川)인데, 사천성 팽주시(彭州市) 삼읍진(三邑鎭) 출신이다. 23세부터 의학을 깊이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24세에 《의병(醫柄)》을 처음으로 저술하였고, 이후에 《의학일견능(醫學一見能)》을 저술했다. 1873년에 부친이 혈증(血證)을 앓았는데, 백방으로 치료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에 혈증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고, 11년의 연구 끝에 마침내 《혈증론(血證論)》을 저술하였다. 당종해 선생은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지닌 각각의 장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중서의학(中西醫學)을 회통(匯通)해서 의도(醫道)를 바로 잡을 것을 힘써 주장하였다. 따라서 전통 한의학이론을 기초로 하고 서양 해부학과 생리학 지식을 흡수해서 《중서회통의경정의(中西匯通醫經精義)》 2권을 편찬했는데, 1892년에 출판하여 중국의학 “중서회통파(中西匯通派)”의 선구자가 되었다. 저서로는 《본초문답》, 《금궤요략천주보정(金?要略淺注補正)》, 《상한론천주보정(傷寒論淺注補正)》 등이 있다.
역자 : 최철한
역자 최철한(崔哲漢)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본초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으로서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이자, 대한형상의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동의보감약초연구회’ 학생들과 산과 들, 바다를 다니며 자연생태, 약초의 생태를 관찰·학습하여 ‘생태약성론(生態藥性論)’을 체계화하였고, 2012년부터 약선(藥膳) 강의를 하면서 《동의보감》 내용과 전통음식의 쓰임새가 일치하는 것을 체득하였다. 저서로는 《동의보감 약선(藥膳)》·《본초기(本草記)》·《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이 있고, 역서로는 《대역(對譯) 동의보감》이 있다.
작가의 말
1998년 설악산·점봉산에 살다가, 1999년 당종해 선생님의 《본초문답》을 처음 접하고, 충격이 상당히 컸다. 본초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아니 자연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사물을 관찰하고 그 약성을 궁리해서 병든 환자의 병증에 맞추어 약을 쓰는 것, 이것이 한의학과 본초학이라는 것을 느꼈다.
인삼은 우연히 사포닌(saponin)을 함유하게 되어서 보기(補氣)하는 것인가? 부자는 우연히 아코니틴(aconitine)을 함유하게 되어서 보양(補陽)하는 것인가? 옻나무는 우연히 우루시올(urushiol)을 품어서 옻독을 오르게 하는 것인가? 사포닌이 인삼을 대표할 수 있을까? 아코니틴이 부자를 대표할 수 있을까? 우루시올이 옻나무를 대표할 수 있을까? 저 식물, 저 동물은 왜 이런 성분을 만들게 되었고, 이런 약성을 왜 가지게 되었을까? 생명체는 환경에 반응한다. 사람도 추운 곳에 살면 덩치가 커지고 피부가 두꺼워진다. 열대에 살면 덩치가 작아지고 피부가 얇아진다. 화를 내면 혈압이 올라가고, 찬 기운에 상해서 감기에 걸리면 열이 난다. 동식물 역시 마찬가지이다. 환경을 이겨나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약성으로 나타나고, 그중 일부가 성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당종해 선생님이 《본초문답》에서 상세히 설명하신 형(形), 색(色), 기(氣), 미(味), 성(性), 시(時), 산(産), 용(用)의 틀은 사물을 관찰하고 약성을 유추해 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선생님이 사셨던 시대는 동서양 융합의 격동기였는데, 동서 학문을 모두 접한 선생님은 한의학적으로든, 서양 자연과학적으로든 관찰력이 참으로 탁월했다.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은 《본초문답》의 특징인 동식물의 형태와 생태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그림(圖)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기에, 《본초문답》을 가장 그림(圖)에 가깝게 번역하고 싶었다. 따라서 동식물의 모양을 그냥 담은 사진이 아니라 해당 약초에 대한 당종해 선생님의 시각이 담긴 사진을 넣었다. 그리고 《본초문답》에 처음 나오는 약재나 중요한 약재는 《중화본초》의 기미·귀경·효능주치를 다 적어두었고, 요점만 알면 되는 약재는 기미·귀경·효능을 표로 정리하여, 당종해 선생님이 관찰한 포인트가 실제 그러한 약성으로 나타나는지를 알기 쉽게 하였다. 그리고 약초의 생태를 적어 당종해 선생님의 설명을 돕고자 했고, 생태를 통해 약성이 나타나는 과정도 보충해서 설명했다. - 역자 최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