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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메틱 재활필라테스를 소개하며
200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필라테스는 지도자 양성 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의 양성 및 프로그램 보급이 10년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라테스 기계를 이용한 교육은 소수의 국내 필라테스협회들과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필라테스 교육은 매트를 기반으로 하는 그룹 클래스로 백화점, 문화센터 및 지역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소개되었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피트니스 개념의 필라테스 동작은 고난이도로, 일반인보다는 무용이나 체육 전문인들에게 적절하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내에서 처음 2~3년 동안 필라테스 운동의 보급이 빠르게 위축된 원인의 하나로, 필라테스를 경험한 일반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필라테스는 어려운 운동이며 비싼 운동이라는 오해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국내 현실을 직시하고, 필라테스가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내에 소도구를 활용한 소도구 필라테스 운동법을 2007년에 소개함으로써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필라테스 교육을 시작하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저는 지금까지 14권의 필라테스 관련 저서를 집필하였으며, 이 일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국내의 필라테스 서적이 대부분 해외 서적을 번역하는 데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필라테스의 원리에 입각하여 소도구를 활용하는 소도구 필라테스는 건강한 일반 대중은 물론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가진 대중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신체적인 어려움을 최소화하면서도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피트니스적 측면 및 재활운동 측면이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폼롤러를 활용한 근이완 운동과 튜빙밴드를 이용한 기능적 상하지 근력 강화운동은 중년 여성, 산업체 직장인 및 체육
학과 학생 등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소도구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농업인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하여, 재활 이론을 필라테스 원리에 적용시킨 “재활순환운동”이 농업인들에게 소개되었습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6년 동안 “재활순환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업인들은 2,000여 명이 넘습니다. 처음 농업인을 대상으로 운동 교육을 진행했을 때, 소도구 필라테스 프로그램을 적용해 보았지만, 농업인들이 매우 단순한 동작에도 부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평소 신체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도구 필라테스 프로그램은 재활 컨셉을 바탕으로 다시 변환되어야 했습니다.
농업인들은 열악한 농작업 환경에서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작업을 하여 특정 신체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었고, 신체의 통증 정도가 일반인의 3배를 넘으며, 90% 이상이 근골격계질환 증상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농업인들에게 일반적인 운동이 아닌 재활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운동이 필요했습니다.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되어 신체의 통증을 호소하는 40대부터 90대의 농업인들에 맞도록 나이대별로 운동의 강도와 빈도를 다르게 하는 맞춤형 운동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현장 교육에서 습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도구를 활용하여 60대부터 90대에 이르는 재활 컨셉의 필라테스 운동 프로그램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한 폼롤러는 근이완 운동과 근력 향상 운동에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능적인 신체 근력을 강화시키는 데는 부족한 점이 있어 탄성을 이용한 저항 운동을 하기 위해 튜빙밴드를 함께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참여자의 운동 참여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관절의 통증으로 불편한 참여자들의 신체 균형성 향상과 심혈관계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짐볼을 운동 프로그램에 도입하면서 지금의 “재활순환운동”이 그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웃음을 주는 짐볼 운동은 현장 지도자와 참여자의 거리감을 줄여 교육의 참여도 및 집중도를 높이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였습니다.
현장 경험으로 재활 개념의 필라테스 운동 프로그램의 적용과 그 효과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던 저에게 2010년은 재활필라테스 분야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첫 해가 되었습니다. 교육과학부가 진행하는 전문대학 브랜드 사업에서 물리치료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필라테스” 교육 프로그램이 채택된 것입니다. 이 과정은 미래의 전문 물리치료사 양성을 위한 교육 중의 하나로 필라테스를 재활적 측면에서 적용하는 방법과 적용에 대한 교육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3년간의 교육 과정을 통해 100여 명의 물리치료과 학생들을 “소메틱 재활필라테스” 지도자로 배출하였습니다. 저의 꿈 중의 하나는 앞으로 5~10년 후 소메틱 재활필라테스를 교육받은 물리치료사들이 병원에서 필라테스 기계를 사용하여 환자들에게 재활운동요법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국내의 모든 병원이 필라테스 기계를 보유하고, 소메틱 재활 필라테스 교육을 받은 전문인들이 현장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재활 컨셉의 필라테스를 알리고 보급하는 데 힘껏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소메틱 필라테스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의 중요함을 알리고자 많은 좋은 선생님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에 맞는 필라테스 프로그램이 나오고, 또한 우리의 운동 프로그램이 해외에 소개되고 수출되는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원 협회 사무실에서
대표 저자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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