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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욕창은 간호의 수치’라는 말은 이제는 옛말이다. 그 이유는 ‘욕창은 다학제적 접근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욕창간호는 약 20년 전 하이드로콜로이드(hydrocolloid) 드레싱재(dressing)를 도입한 것이 계기가 되어 큰 변혁을 이루었다. 피부보호제를 사용하는 장루 간호를 통해 간호사들은 습윤 환경이 상처 치유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매우 당연하게 경험해 왔기 때문에 그 도입을 진심으로 기다려 왔다. 왜냐하면, 간호사들을 가장 괴롭혀왔던 욕창간호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한편, 상처 치유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에게는 상처 관리의 개념을 건조 환경에서 습윤 환경으로 180° 바꾸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 아집을 꺾은 것은 근거(evidence)에 기초한 욕창간호의 실천이었다. 학회를 중심으로 개발된 평가도구 또는 지침 책정 등 근거에 따른 치료와 간호 방법이 이제 정착되어 습윤 환경의 욕창 관리 기술은 이미 시민권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기와 외용제, 드레싱재가 개발되면서 욕창간호는 다른 영역에서 볼 수 없는 속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그 원동력이 된 것은 ‘욕창 회진’으로 대표되는 여러 직종에 의한 의료팀의 협력이었다.
이 협력을 통하여 욕창 관리는 간호사의 간호 영역을 넘어 병원의 질을 평가하는 임상 지표(clinical indicator)가 되었고, 욕창 발병률의 저하를 목표로 많은 병원에서는 팀으로서의 강한 결속이 요구되고 있다. 이 팀 협조에 요구되는 것은 모든 직종이 이해할 수 있는 근거 있는 기본적인 실천이며, 이는 욕창 의료의 저변 확대에 큰 공적을 남겼다.
욕창 의료는 간호사와 의사의 경계 영역에 있으며 팀 의료의 필요성이 가장 높은 영역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들은 그 근거를 만들어 전달하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며 한결같이 그 연구와 실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 과정에서 배운 사실은 욕창 치유 기술을 일반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욕창 의료의 목표는 예방하는 데에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욕창을 치유하는 것이야말로 욕창 예방을 이해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또 욕창 의료에 매진해 온 의료인들의 에너지원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였다.
그리고 한국의 욕창 의료가 큰 발전을 이룬 지금, 우리는 다음 단계를 향해 나가야 한다.
같은 도구와 지침을 사용해도 치유되는 욕창과 치유되지 않는 욕창이 있는 이유는 왜일까? 물론 개체에 따른 요인도 빼놓을 수 없지만, 그 기술에 여전히 차이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치유되는 욕창의 배경에는 실천 지식에 따른 근거 기술이 존재하였다. 예를 들어, 간호사의 실천 지식이란 개개의 간호사가 쌓아온 경험을 통한 반드시 성과가 나타나는 지식을 말하며, 그것이 구체화된 것이 전문가 기술이다.
최근 근거 중심 간호(evidence based nursing, EBN)가 제창된 이후부터는 임상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 기술은 경시되었다. 그러나 이 실천 지식에 따른 전문가 기술에 근거하지 않으면 간호학의 새로운 발전은 없다.
필자들은 지금까지 EBN을 추구해 왔지만, 간호 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감히 이 실천지식에서 나온 “기술”을 상세하게 제시할 목적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여기서는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어떤 실천 지식을 바탕으로 욕창을 관리하는지, 그 근거와 기술의 흐름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에 걸쳐 축적해 온 기술을 정확하게 해설할 수 있는 뛰어난 간호사들과, 그 기술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협력한 의사와 의료진들이 결집하여 창조한 그야말로 새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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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에 즈음하여 역자를 대표하여 임상에서 욕창 의료가 나날이 발전하는 이 시기에 병상에서 욕창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빠른 쾌유와 가족의 건강을 한마음으로 기원합니다. 또한, 한결같이 힘써온 선배, 동료, 후배 간호사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욕창 관리가 의사 주도형이었던 시대에 간호사의 힘을 믿고 아끼지 않고 계속 지원해 주신 여러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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