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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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운영에 필요한 서식 양식 CD-ROM 포함>
하나의 선택지 개원
의대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전임의를 하다가 대개는 ‘개원’이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병원에 스탭으로 있다가 가끔씩 개원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번씩은 한다. 필자도 역시 그랬으며, 대학병원에 스탭으로 있는 필자의 친구들도 요즘 그런 말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다. 하지만 개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역시 분명히 존재하는데, 문제는 마땅히 물어볼 데도 없다는 것이다.
개원에 대한 전문연수강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공의 과정처럼 원장 업무에 대한 체계화된 교육 과정도 없으니 어디에 가서 누구에 게 물어봐야 할지 답답해 하는 지인들이 많다.
경영자로서는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의사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필자 역시 그러했기 때문이다.
현재 필자는 의사회와 학회 등의 단체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데
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실사, 의료 분쟁, 노무에 대한 상담을 잘해 준다는 소문이 나고 보니 상담 전화를 받는 일이 많다. 하루에 많게는 두세 건씩 어떻게 알고 전화를 하는데, 그런 날은 필자의 진료를 못할 정도가 된다.
하지만 천성이 오지랖이 넓은 편이고 보니, 하루종일 전화 통화를 하며 최선을 다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상의한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앞이 캄캄하던 문제점도 상당수 해결책이 있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 논리가 있기 마련이다.
실사나 의료 분쟁 문제로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원장님들은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지 모른다. 심신 탈진의 상태라 표현할 수도 있겠고, 그저 도망치고 싶을 뿐이란다. 그게 해결책이 돼도 나쁠 것 없지만, 막상 도망을 갈 곳도 없다는 것을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백분 공감하리라.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 자청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례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껏 모범생의 삶을 산 분들이 고통 속에 가족을 등지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거나 자살까지 생각하는 경우를 접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또한, 어느 순간 예고 없이 닥치는 복지부실사, 의료 분쟁이 주는 고통은 당해 본 사람만 알고 상상 이상으로 극심하다. 의료기관 실사 후 충격과 억울함으로 한 달 이상 잠을 못 자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또한 의료기관 실사 결과 애매하고 억울하게 추징된 금액의 5배를 과징금으로 부과당해서 10억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고, 최소 몇 억 이상의 금액을 부과당하기도 쉽상이다.
사연을 들어 보면 참으로 한숨이 나오지만 최선을 다해 대처 방향을 제시해 주면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고마워들 한다. 제시하는 방향대로 추진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의사라, 제대로 된 방향만 주어지면 착착 나아가지만, 그런 방향성이 없으면 스트레스로 무너져 내리기 쉽다.
원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와 원장은 다르다. 의사는 의료 지식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원장에겐 그 이상이 요구된다.
원장은 최고경영자이자 총책임자로서 진료, 청구, 노무, 세무, 경영에 이르는 모든 것을 꿰고 있어야 한다. 원장이 최종결정을 하고 최종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이 청구를 했더라도, 청구에 대한 모든 것은 원장이 책임져야 하며, 직원이 행한 모든 의료 행위 및 환자와 보호자의 사소한 불만까지도 모두 원장의 책임이다.
이 사회에서 CEO가 몰랐다는 것은 절대 용인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사후 모든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CEO의 무지는 그 자체로 큰 죄임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의료 분쟁 역시 정보력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필자는 실사, 의료 분쟁, 노무 및 직원 관리, 세무, 인테리어 계약 등 개원의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지식 및 정보를 알기 쉽게 풀어 쓰고자 했다.
이 책이 대한민국 의사들이 짊어진 짐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만들어 의사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진료하고, 나아가 그런 진료를 통해 국민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의사가 행복한 나라의 국민이 더 나은 진료를 받는 건 너무나 당연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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