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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내면서
지난 2007년 여름, 20년만에 새로운 개혁을 꿈꿨던 포괄적인 이민개혁이 무산되며 이민 문호가 조금이라도 더 열리기를 바라던 많은 이민자들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미국은 아직 테러의 후유증과 경제적 불안정으로 이민정책이 더욱 경색된 상황이다. 그 덕분에 이민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애간은 점점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열렸다 닫혔다 하는 비자 문호를 기다리다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어려운 이민환경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직도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이민의 문호가 넓고 그만큼 생활수준이나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이민 변호사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가족과 함께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까?였다. 간단히 답하자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가족을 통해 취득하는 방법이나 취업이나 투자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국한할 수 있다. 하지만 각 부문마다 배정된 비자 갯수, 신청인의 자격조건, 기다리는 시간 등을 고려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영주권 취득은 거의 하늘의 별따기이다. 그 와중에 그나마 좀 더 빠르고 안전하게 미국으로 이민하는 길이 있다면, 간호사에게 주어지는 취업이민 비자라 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간호사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에도 영향을 받지않을 만큼, 앞으로도 상당히 전망좋은 직업이고, 비교적 영주권도 빨리 나오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할 필요없이 미국 이민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결정 중에 하나인 만큼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여기에 필자가 처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기로 한 계기가 있다. 이민법에 대한 필자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독자들에게 다소 어렵고 복잡한 이민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최근 동향에 맞추어 미국으로 이민을 하고 싶어하는 한국 간호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심혈을 기울여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이민절차에 대해 상세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실용서나 복잡한 이민법을 다루는 전문서적이 아니다. 또한 이민법이나 이민 문호는 변동이 많고 이민을 신청하는 사람의 사정에 따라 달리 적용되기 때문에 이 책을 절대적인 법전으로 여겨서도 안된다. 그 대신 이 책은 미국 이민에 관심이 있는 한국 간호사들에게 여러가지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고 이민과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종합적으로 간략하게 소개하기 위해 쓰여졌다. 여기에 덧붙여, 이 책에는 미국 현지에서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교포 간호사들의 수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의 생활과 병원의 근무환경이 어떤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미국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가 쓴 글을 통해서는 모든 이민자들의 관심사인 주택 구매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필자의 가족 또한 70년대 후반, 약사이신 어머니의 취업을 통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그 당시 미국은 약사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나마 쉽게 이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나 싶다. 물론 30년 전의 이민절차는 지금보다 쉬웠지만, 이민 생활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당시 필자는 너무 어려 별다른 이민의 어려움을 못 느끼고 자랐는데, 이민법을 업으로 삼고 있는 지금 오히려 이민절차의 전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민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미국 땅에 도착한 후에도 숱한 난제에 부딪히겠지만, 정확한 정보와 신중한 계획을 토대로 불굴의 노력과 인내를 잃지 않으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록 이 책은 필자의 처녀작으로 미흡한 점이 많겠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재미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같이 고민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바이다.
이 책을 위하여 집필에 참여해 주신 정영란 간호사, 오동연 간호사, 정연숙 간호사, 박상준 대표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현직 간호사로서 필요 할때마다 항상 조언을 해주신 다이앤왕 간호사, 오동연 간호사, 정확한 번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신 김지연 번역가, 추천사를 써주신 서울여자간호대학의 하혜정 총장님, 정작 이 책이 발간되기까지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신 군자출판사의 박현숙 부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내 이혜란과 오직 자식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희망과 용기만으로 낯선 미국땅을 밟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준 우
2009년 9월 시애틀 워싱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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