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제어나 학습 교과서 등에 소개된 개념도 너무 간략하여 그 밑바탕에 깔린 여러 이론들이나 기본적인 지식이 없이 그것을 이해하 고 소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의 움직임을 복잡계와 역동적 시스템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제공하고자 본 책을 썼습니다. 책의 목적에 맞게 운 동제어와 학습에 입문하거나 역동적 시스템 관점의 움직임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하 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머리말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이제 정말 책이 마무리되려 고 하니까요. 책을 쓰기 시작한 지 거의 만 3년 만입니다. 물론 3년 동안 계속 쓴 것은 아닙니다. 원래는 작년 초에 나름대로 완성을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출판사에 저의 원 고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서너 달에 걸쳐 열 군데가 넘는 출판사에 보냈지만, 피드백 이 없거나 있더라도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긍정적으로 봐주었던 출판사는 한 달간의 리뷰 끝에 왜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알아야 하는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하였습니다(물론 이 출판사의 리뷰는 저에게 가장 큰 위로와 힘을 주었습 니다). 네, 저는 원래 이 책을 교양과학서로 쓰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대중을 이해시 킨다는 목적으로 쉽고 풍부하게 설명을 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책은 출판 되지 못했지만, 그 원고는 씨앗이 되어 이렇게 학술서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학술서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나 간혹 우스갯소리도 있습니 다. 또 쓸데없이 감성적인 부분도 있고요. 이전에 쓴 내용이 아까워 지우지 못한 부분 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은 어정쩡한 학술서가 된 것 같습니다. 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복잡계나 역동적 시스템에 관해 처음 접하는 독자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나름 쉽게 내용에 접근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복잡계, 떠오름, 자기조직화 시스템 등 에 대해서는 물리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걸쳐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 는 인체운동학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말로 출판된 책들 중에 쉽게 접근 할 만한 책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운동제어나 학습 교과서 등에 소개된 개념도 너 무 간략하여 그 밑바탕에 깔린 여러 이론들이나 기본적인 지식이 없이 그것을 이해하 고 소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의 움직임을 복잡계와 역동적 시스템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제공하고자 본 책을 썼습니다. 책의 목적에 맞게 운 동제어와 학습에 입문하거나 역동적 시스템 관점의 움직임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하 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Texas A&;M 대학교의 운동행동 연구실(Motor Behavior Laboratories)에서 석박사를 하던 시절이 종종 떠올랐습니다. 금요일 오전은 항상 세미나 시간이었습니다. 연구실에 속한 모든 교수님들과 대학원생들 십수 명은 세미나실에 모 여 발표를 하고 열띤 토론을 하였습니다. 특히 다이나믹 시스템 이론 전공자인 저의 지 도교수 뷰캐넌(John Buchanan) 박사님과 정보처리 관점으로 무장한 쉐이(Charlie Shea) 박사님과 라이트(David Wright) 박사님 간의 치열한 학문적 공방전이 너무나 재미있었고 흥미로웠습니다. 토론은 교수님들만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원생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였습니다. 위도 없고 아래도 없었지만, 좌우는 있었습 니다. 그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운동행동학계는 다이나믹 시스템 이론이 정 보처리 관점의 이론을 따돌리고 주류로 떠오른 시기였습니다(사견입니다). 그러나 당 시 여전히 두 이론은 라이벌이었고, 우리의 운동행동 세미나에서 그 둘의 싸움은 정말 치열하게 벌어졌습니다. 다혈질의 뷰캐넌 박사님은 종종 “프로그램은 쓰레기야”라는 말을 던졌지만, 세미나의 분위기는 오히려 활활 타올랐죠. 그런 금요일 오전의 열띤 세 미나가 끝나야 한 주를 마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 시절, 그 시절의 세미나, 그 세미나들을 가득 채웠던 많은 사람들, 그들의 말들, 논리와 상상, 과학과 영감 등에 아주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습니다. 그 시절 그곳에서 사람의 움직임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저의 인생에 아주 큰 행운이었습니다. 저에게 선물처럼 주어 진 그 시절에 무한한 감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 책을 마치고 있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사실 책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너무 행복 했습니다. 책을 쓰는 몇 해에 걸쳐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만 책 쓰기는 그런 일들의 시름도 잊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책을 쓰고 책은 저에게 행복과 위안을 준 것이 죠. 이 책에게도 감사하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저의 원고를 흔쾌히 받아 주시고 잘 만 들어 주신 범문에듀케이션 이재선 이사님과 이경민 부장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책을 쓰느라 방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면, 어린 아들은 문을 열고 들어와 아 빠가 하는 일을 궁금해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 멋진 소설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후 아빠가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 아들은 “아빠, 소설 다 써가?”라고 물 어왔습니다. 이제 아들에게 명확하게 말해줄 수 있겠네요. “아빠 소설책 나왔어”라고요 (웃음).
2021년 8월
류영욱
머리말 iii
CHAPTER 01 움직임의 시작 2
1.1 프롤로그: 움직임에 대하여 4
1.2 움직임 이해의 역사 17
CHAPTER 02 움직임의 떠오름 36
2.1 떠오름과 자기조직화 38
2.2 역동적 균형 54
2.3 균형(balance)의 이해 65
CHAPTER 03 움직임의 모양 74
3.1 모양의 형성 76
3.2 자유도와 시너지 86
3.3 움직임의 자기조직화 98
CHAPTER 04 움직임의 어울림 110
4.1 하켄-켈소-번츠 모델(HKB model)의 이해 112
4.2 다주기 협응 124
4.3 협응의 유연함 133
CHAPTER 05 움직임 기술의 익힘 144
5.1 운동학습의 인지적 모델 146
5.2 번스타인의 자유도 모델 152
5.3 운동학습 곡선의 이해 164
CHAPTER 06 움직임을 넘어 184
6.1 에필로그: 그래서 움직임이란? 186
참고문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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